4번의 폐강을 딛고, 예술 영화 모임을 만들어가는 호스트의 이야기
독서모임 운영 경험을 살려 영화 소셜링에 도전했지만, 초반부터 잇따른 폐강을 겪었던 이랑 님.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유료 전환에 도전하며 '까사 씨네마'를 키워가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Q.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AI 엔지니어이자 영화 커뮤니티 사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는 투잡러, 이랑입니다. 문토에서는 '까사 씨네마'라는 이름으로 영화와 관련한 콘텐츠를 기획해서 영화인을 위한 소셜링을 열고 있어요.
Q. 영화 모임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2020년 말부터 독서모임을 운영하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눌 때 더 깊이 있게, 오래 남는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러다 2022년에 우연히 부산국제영화제를 다녀왔는데, 영화에 푹 빠져버렸죠. '독서모임처럼 영화모임이 있다면, 특히 예술 영화를 함께 나눌 수 있는 모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플랫폼은 여러 곳을 살펴봤는데, 문토는 제가 소비자로 이용해본 경험이 있어서 익숙했고, 사용자 수도 가장 많아 보여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 처음 모임은 어떤 형태였나요?
단순히 영화를 함께 관람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이었어요. 장르나 타겟을 특별히 한정하지도 않았고, 가볍게 시작한 모임이었죠.
그런데 인원 미달로 폐강이 계속됐어요. 처음에는 정말 속상했습니다. 기획이 안 맞았는지, 영화 선별이 문제였는지, 날짜와 시간이 안 좋았는지… 다양한 이유를 떠올리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Q. 그럼에도 모임을 계속 이어가셨어요!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을 것 같은데요.
속상한 건 사실이었지만, 영화로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싶다는 마음 자체가 사라진 건 아니었어요. 지금은 폐강이 되더라도 '다른 기획, 다른 영화, 다른 날짜로 다시 올리면 된다'고 생각해요. 안 되는 방식이 있을 뿐, 아예 안 되는 건 아니라는 걸 반복하면서 배운 것 같습니다.
Q. 유료 모임 오픈을 결심한 계기가 있으셨나요?
실무적으로는, 신청 시점에 결제를 받아야 운영비를 누락 없이 받을 수 있고 노쇼 확률도 낮아지더라고요.
그런데 그것보다 더 큰 변화는 마음가짐이었어요. 참여비를 받는다는 건, 그 금액만큼의 가치를 긍정적인 소셜링 경험으로 돌려드려야 한다는 뜻이잖아요. 유료로 전환하면서 기획을 대하는 태도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Q. 유료 모임을 준비하면서 기존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기획을 훨씬 더 구체적으로 하게 됐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감독이나 배우를 초청하는 소셜링을 기획하기도 했고, 영화·예술 업계 종사자분들을 타겟팅한 소셜링도 열어봤습니다.
그중에서 반응이 좋았던 건 예술인만 모이는 소셜링이었어요. 반면 단순히 독립영화를 함께 보는 소셜링은 모객이 잘 안 됐고요. 이런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누가, 왜 오는지를 더 깊이 생각하게 됐어요.
Q. 유료 모임 운영 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솔직하게 들려주세요.
유료로 오시는 분들은 확실히 기대감을 갖고 오세요. 알차게 즐기고 가시는 느낌이 들어서, 저도 그 기대감을 충족시켜드려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생기더라고요.
다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무료일 때 후불로 운영비를 받는 방식이 참여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덜해서 좋은 면도 있었어요. 모임의 성격에 따라 맞는 방식은 다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본업과 병행하시면서 실제로 어느 정도의 시간과 수익이 발생하는지 궁금해요.
본업이 AI 엔지니어인데 퇴근 시간이 보통 5~6시라 시간적으로는 여유가 있는 편이에요. 문토에서 모임은 한 달에 2~3번, 주 1회 정도 열고 있고, 모임 하나를 준비하는 데는 기획부터 오프라인 준비까지 포함해서 1~2시간 정도 걸려요.
월 매출은 문토에서 15~20만원 정도입니다. 아주 큰 금액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걸 하면서 생기는 수익이라 의미가 달라요. 무엇보다 유료 전환 이후에 기획의 질이 높아지면서, 모임 자체가 더 단단해지는 게 느껴져요. 수익은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 같습니다.
Q. 아직 유료 모임을 망설이고 계신 호스트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려요!
유료 전환의 가장 큰 장점은 선결제로 운영비를 안정적으로 집행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그런데 그보다 더 크게 느끼는 건, 본인에게도 더 섬세하게 기획하고 준비하게 되는 원동력이 된다는 점입니다. 돈을 받는 순간 스스로에게도 진지해지거든요.
Q.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신가요?
까사 씨네마의 브랜딩을 새롭게 피봇하려고 준비 중이에요. 더 많은 시네필이 생겼으면 좋겠고, 영화라는 취미가 더 널리 확산되길 바랍니다. 많은 분들이 영화를 통해 힐링받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계속 기획해 나가고 싶어요.




